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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항공사의 선택
- 절대 뒤쳐지지 않는 반값 항공료의 중국남방항공!
처음엔 무난한 싱가폴항공을 골랐다가, 좀 더 저렴한 말레이시아항공을 타기로했다.
마지막날 하루종일 대기해야하는 부담감도 있었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건 '가격!!'이였다.
남들이 비싸다고 생각하는 몰디브 신혼여행을, 거품이 빠진 합리적인 가격으로도
알차게 잘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말레이시아항공으로 결정한 후, 여행사별로 10군데 가까이 견적을 뽑아보았는데,
신기하게도 발품을 팔면 팔수록 가격은 점점 더 내려갔다!
그렇게 결정된 곳이 바로 뱅크투어!
사장님의 친절함과 서비스는 타 여행사보다 월등히 좋았다!
제시된 가격도 저렴했지만 사장님과 어떻게 하면 좀 더 저렴하게 갈 수 있을까하고
함께 고민을 하다가 번쩍! 떠오른 곳이 바로 '중국남방항공'.
말레행 비행기요금을 조회하다가 믿을 수 없는 가격이라 아예 제쳐두었던 남방항공.
너무 저렴한데다가 후기도 없어서 걱정했는데 사장님이 적극 추천해주시며,
오히려 좌석확보하기 힘들어서 타고싶어도 못타는 경우도 있다고 하셔서 그제서야
'아, 이 비행기도 가능하구나! 항공요금이 완전 대박!'하며 혼자 좋아했다.
항공가격은 대충 왕복 1인 70만원 정도. 이 가격에 항공료와 TAX와 유류할증료,
이 모든 것이 포함되어있다. 그야말로 반값 항공료. 일요일 아침 인천출발,
금요일 오후 인천도착. 토요일 지방에서 예식을 하는 우리로써는 이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가 자꾸 오해하곤한다. "공항 대기시간이 길겠지."
혹은 "비행기를 오랫동안 타야되는거 아냐?", "기내식은 제대로 나오냐?"..
비행시간 총 9시간! 대기시간 왕복 7시간! 기내식도 다른데랑 수준이 똑같다!
오해하지들마라. 직원들 서비스가 안좋다는 후기글도 보이던데,
서비스가 개선이 된건지 전혀 불편함도 없고 친절하다. 단 한가지 작은 아쉬운 점이라면,
좌석 뒷면에 붙어있는 1인용 모니터가 없다는 점. 그 부분 빼곤 모든면에서 나쁘지 않다.
사실 우리는 타 여행사에 미리 예약금을 걸어놓은 상태였지만,
환불받지 못하는 예약금을 계산하고도 뱅크투어의 조건이 더 좋아서 결국
타 여행사의 상품을 취소하고 뱅크투어로 결정했다.
* 첫째날
중국남방항공은 일요일 아침 9시 40분에 출발하기때문에 예식이 끝난 토요일,
우리는 느긋하게 인천으로 향한다. 공항철도인 운서역 근처에는 저렴한 호텔들이 많고,
공항근처에는 고급호텔들이 몇 군데 있다. 아침 일찍 나갈 예정이라
운서역 근처에 고급스럽진 않지만 나름 평이 괜찮은 호텔에 미리 예약했다.
짐을 풀고 근처 식당에서 저녁을 해결하는데 나름 깔끔하고 합리적인 가격의 맛집이였다.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난 우리는 근처 식당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고 7시 30분에
호텔에서 운영하는 승합차를 타고 공항을 향한다. 운서역에는 이렇게 공항셔틀서비스를
제공하는 호텔들이 많다. 아침 일찍부터 거의 매 30분~1시간마다 공항셔틀이 있어서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몰디브를 가는 남방항공은 중간에 광저우를 경유하기때문에
아쉽게도 온라인체크인이 불가능하다. 인천에서 티켓팅을 할 땐 친절하게도
인천-광저우, 광저우-말레까지 가는 보딩패스까지 2장을 끊어주지만,
돌아올 땐 인천까지 가는거 알면서도 말레-광저우까지만 티켓팅을 해주므로,
광저우에 도착해서 여권심사/보안검색대를 통과하기 전에 티케팅 데스크에서
광저우-인천행 티켓을 끊어야한다.
인천에서 광저우까지 가는 비행기는 소형이라 양쪽에 3자리씩 앉게 되어있고
베개와 담요는 제공되지 않는다. 간단하게 땅콩과 물수건이 먼저 나온 후
기내식이 나오는데 나쁘지 않다. 기내방송도 청취할 수 있는 이어폰도 나눠주는데
고무관과 스펀지로 구성된 그 모양이 마치 청진기 같아 빵터졌다.
팔걸이에 라디오 플러그가 있는데 실제로 그 구멍에서 소리가 나온다.
볼륨을 높이고 귀를 기울이면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이어폰을 꼽으면 고무관을 통해
소리가 귀로 전달된다. 아주 단순한 과학적 원리를 적용시킨 이 대륙의 이어폰이
참으로 신선하면서도 왠지 웃프다.
말레공항은 생각보다 엄청 작고, 출구로 나오면 리조트 직원들이 자기네들
리조트 팻말을 들고있어서 찾기가 쉽다. 4명의 중국 아줌마들과 함께 구명조끼를 입고
스피드보트를 타니까 물수건과 물 한 병씩을 나눠준다.
날씨가 그리 나쁘진 않았는데 바다로 나갈수록 파도도 거칠고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더니 보트가 마치 접영을 하듯이 심하게 오르락내리락해서 무섭다.
날씨에 대한 기대가 무너짐과 동시에 빨리 도착해서 이 보트에서 내리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해진다. 그렇게 시커먼 파도 속을 가로질러 도착했는데 비바람이 장난아니다.
마중나온 직원이 웃으며 제티의 기둥을 잡고있으라고 말한다.
그 정도로 몸을 가누기 힘들다.
리셉션으로 가서 방을 배정받았는데, 선택의 여지가 없이 이미 방번호와
캔들라잇디너의 날짜와 식당이 정해져있었다. 웰컴드링크를 시원하게 마시고
우산을 쓰고 배정된 방으로 가는데 안내해주는 여자직원이 퉁명스럽다.
외운걸 줄줄 읊듯이 사무적으로 설명해주는데 웃음도 찾아볼 수 없고,
질문을 해도 방어적인 답변들만 늘여놓는다.
야외에 있는 화장실에서 볼 일을 봤는데 물이 내려가지 않아 어디로 전화할까 하다가
하우스키퍼라고 적힌 쪽으로 전화하니 후덕한 아저씨가 각종 도구를 들고 찾아온다.
아저씨가 와서 물을 내렸는데 신기하게도 잘 내려간다! 이런 황당한 일이..
아저씨가 잠깐 기다려라고 하더니 왔다갔다하며 다시 멀쩡해진 변기를 고치는 시늉을
하더니 끝났다고 한다. 이 아저씨가 왠지 착하고 부탁도 잘 들어줄 것 같아 이런저런
잡다한걸 물어보며 몇가지 부탁을 하고 팁을 넉넉히 줬는데 그 후로 감감 무소식이다.
전문용어로 먹튀. 팁을 많이 준다고 반드시 서비스가 되돌아오는건 아니라는 걸 깨닫고
그때부턴 그냥 적당히만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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